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Walter Almighty

Movies 2014. 7. 14. 23:24 Posted by 리집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왜 제목 해석을 이렇게 했는지 궁금해 했다. '월터 미티의 은밀한 삶' 정도가 직역이 되겠다만 전혀 달라 보이는 제목을 단 이유는 이 영화가 소설에 '기반'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책에 기반은 했다만 줄거리는 많이 다르다. 또한 첫 번째로 영화화 되었던 1947년의 작품과도 내용이 다르다. 원작 소설이 있고 그것에 살을 보태고 수정한 첫 번째 영화와, 그 영화에 또 다시 살을 보태고 수정한 두 번째 영화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각주:1] 

원작 책은 미국의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책이고 책의저자인 제임스 써버 역시 '마크 트웨인을 잇는 최고의 유머 작가'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미국문학 역사상 중요한 사람이기에 영어 제목은 그대로 차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수출할 때는 책과 원작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한 사람들에게 영어 제목을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시작부터 삐걱댄 이 영화.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영화에서 국제 사건의 화보 잡지였던 '라이프'지는 실재했다. 인터넷의 발달과 그로 인한 광고 감소로 2007년 폐간된 것 또한 역사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의 줄거리가 사실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영화는 '라이프'지가 아닌 '펄프'지에서 일하는 사람이 주인공이었고 그나마 원작 소설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이 라이프에서 일한다는 배경은 국제 사건을 다루던 라이프의 특성상 주인공이 일을 하다가 공상에 빠지기 쉬운 곳이며. 폐간으로 인한 정리 해고를 줄거리에 포함시킨 점 역시 영화의 사실성을 강조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공상만 하던 월터 미티가 실제로 모험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어야 했기에 사실성을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필수적인 요소였을 것이다.

2. 주연 벤 스틸러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트 페어런트' 등에서 정말 웃기게 나왔던 배우가 맞다. 자글자글한 주름살에 희끗희끗한 머리, 그리고 원숭이한테 뺨맞는 것과는[각주:2]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진중한 연기는 정말 그 사람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또한 직접 감독을 맡기도 하여서 제작 영상에 담긴 카메라를 살펴보는 그의 모습에서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카리스마마저 느낄 수 있었다. 감독 활동은 1994년 청춘 스케치라는 작품부터 총 여섯 편을 해왔지만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은 없다. 이번 영화에서는 도로와 건물, 산 등에 텍스트를 부여하는 방식과 아이슬란드 배경의 효과적인 사용으로 영상미를 인정받았다. 



사실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지 않고 영화를 바로 보았기 때문에 영화 내내 월터 미티가 한순간에 몽상에서 깨어나며 모든 줄거리가 허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만큼 월터 미티의 변화는 너무나도 극적이었다. 상어와의 싸움에서 상어를 펀칭하질 않나 쏟아지는 화산 쇄설류 속에서도 살아나질 않나, 그토록 찾아 헤매던 션 오코넬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실존 인물인 줄 알았지만 허구의 인물이었다) 바로 자신의 집에까지 찾아온 인물이었다. 셔터 아일랜드처럼 한순간에 모든 장면들이 전복되는 고통을 주진 않을까 노심초사 했던 것이다. 인터넷 중매 회사의 담당자는 지나치게 분량이 없어 줄거리 속 발사되지 않은 총과도 같았다.(신의 한 수 편 참조 :http://bookandmovie.tistory.com/entry/%EC%8B%A0%EC%9D%98-%ED%95%9C-%EC%88%98)
주제도 괜찮고, 영상도 좋아서 꽤나 좋은 영화였지만 줄거리가 이렇듯 약간씩 부족한 점은 아쉽다. 교훈을 주기 위해 급조된 영상 같은 느낌은 빼어난 주제로도 덮을 수가 없었다. 

추신 : 여러 영화평에서 줄기차게 말했던 보헤미안 랩소디 삽입부분은 예고편에만 존재할 뿐 실제 영화엔 존재하지 않는다. 노래가 상징하는 의미는 예고편을 통해 파악하시길...

  1. 각 책과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원작 소설 : 아내와 쇼핑을 간 월터 미티의 공상 2. 첫 번째 영화 : Pulp 잡지에서 일하는 월터 미티의 공상, 한 대담한 여성과 조우를 통한 상상의 실현 3. 두 번째 영화 : Life 잡지에서 일하는 월터 미티의 공상. 좋아하는 여자와 그가 돕던 모험가에 의한 모험을 향한 욕구 형성. 상상의 실현과 사랑 쟁취 [본문으로]
  2. 박물관이 살아있다 1편에서 나온 장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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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Proof of Life

Movies 2014. 7. 14. 00:13 Posted by 리집

Her



당신 앞에 새끼 강아지가 있다. 이제 당신에게 망치를 하나 줄 것이다.그 망치로 최대한 세게 강아지를 내리쳐 보아라. 할 수 있겠는가? 당신의 망치질로 인해 그 강아지는 피를 흘리며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행위를 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더 쉬운 일을 해보자. 당신에게 자그마한 상자를 하나 줄 것이다. 그리고 망치도 하나 주겠다. 망치로 상자를 최대한 세게 내리쳐 보아라. 할 수 있겠는가?

다음으로 당신에게 장난감 자동차를 하나 주겠다. 그리고 망치로 내리쳐 보아라.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장난감 강아지이다. 센서로 당신을 인식하여 당신을 보면 꼬리를 흔든다. 배를 긁어달라며 가끔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그것을 망치로 내리쳐 보아라. 할 수 있겠는가?

장난감 강아지는 당신의 망치질로 인해 피처럼 빨간 윤활제를 흘리고 공격을 감지하여 당신을 피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외형 역시 단순한 철이 아니라 털로 덮일 것이며 살갗 역시 부드러운 소재로 대체될 것이다. 

당신은 마지막 장난감 강아지 미셔에서 다시 한 번 주저하게 될 것이다. 강아지에 대한 연민 때문이다. 실 제로 살아있는 것도 아닌데 왜 연민을 느끼게 될까? 그것은 그 강아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아지는 살아있는 것일까 살아있지 않은 것일까.

영화 'her'는 이런 주제에서 발전한 영화이다. 무엇이 당신을 살아있게 만들고 장난감 강아지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도록 만드는 것일까? 장난감 자동차는? 자그마한 상자는? 영화에서 주인공 시어도어(호아킨 피닉스, 글래디에이터와 앙코르로 뮤영한 배우)는 컴퓨터 운영체제-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지고 상대의 실체와 사랑의 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내용이다.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만 느껴지는 OS와 실재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 같지만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이 실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사만다는 인간과 OS가 서로 똑같이 우주 구성물질의 한 종류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 정도면 서로의 가능성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고대 그리스,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돌아온 테세우스가 탔던 배는 오랫동안 보존되었다고 한다. 배의 모든 부품이 수리 정비되며 기존 부품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을 때, 한 의문이 제기 되었다. 이렇게 수리된 배는 테세우스가 타고 온 배와 같은 배인가 아니면 다른 배인가? 이 역설은 숭례문이 전소되어 복원될 때 국보 지정 문제가 제기되며 재조명되었던 바 있다. 똑같이 영화 her에도 적용할 수 있다. 사람이 죽어서 그 구성요소가 우주로 전달이 된다면 사람은 죽은 것인가 아니면 보존되는 것인가?



사람의 구성요소가 계속 보존되기에 그 사람 역시 계속해서 보존된다면 인간과 컴퓨터의 사랑 역시 용인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독일에서 벽과 결혼하겠다며 정부에 소송을 제기한 여자처럼 오브젝트 섹슈얼 증후군의 한 사례로서 등극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얘기로 돌아오자면 'her'는 예술 영화로 분류되어 한국에서 '다양성 영화'로 인정받았다. (다양성 영화라는 말은 비평가들이 실체 없이 사용한 말로 정확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다. 유네스코의 문화 다양성 협약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gravity와 함께 2013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스칼렛 요한슨은 목소리로만 나와서 그녀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줬을 수도 있겠다. (내가 그랬다) 

잔잔한 분위기로 인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제와 관련해서 나름의 생각을 계속 하다 보면 어느새 결말을 보게 되는 나름의 흡입력을 가진 영화이다. 영화를 보며 깊은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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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Movies 2014. 7. 8. 20:41 Posted by 리집

신의 한 수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트랜스포머4'. 두 블록버스터 틈을 비집고 '신의 한 수'라는 한국영화가 개봉하였다. 무술감독 정두홍이 '한국에서 가장 액션을 잘하는 배우는 정우성이다'라고 말한 만큼 정우성의 액션은 시원하다.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 호위무사로 나왔던 김인권은 보면서도 짜증날 정도로 깝죽대는 연기를 해냈고, '지성'을 꼭 빼닮은 배우 최진혁 역시 김인권의 깝죽에 흔들리는 모습을 잘 연기해 주었다. 복싱으로 화제가 되었었던 이시영은 32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해질 정도로 예뻤다. 



이렇게 흥행의 요소들을 모두 갖춘 '신의 한 수'는 개봉 당일 '트랜스포머4'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등극하였다. 하지만 이는 트랜스포머4가 재미없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배우진이 워낙 화려하기에 '믿고 보는 정우성'식의 관람이 되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신의 한 수는 그 많은 흥행 요소들을 뛰어넘는 흥행하지 못할 요소를 더 크게 갖추었기 때문이다.

우선 바둑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바둑을 두는 사람은 바둑을 둘 줄 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지며 바둑을 두지 못하는 사람은 바둑을 두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진다. 바둑이라는 것이 그만큼 역사가 깊은 게임이기도 하고 복잡한 계산을 요구로 하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의 한 수는 바둑이 아니라 오목을 소재로 했어도 줄거리 전개가 가능했다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소재 활용에 실패했다. 줄거리가 바뀔 때마다 나오는 바둑 용어를 제외하면 바둑을 활용한 전개는 전무하다.

영화에서 배우들은 소형 카메라와 이어폰으로 훈수 바둑을 둔다. 심지어 게임에 참여하는 두 선수 모두 그렇게 한다. 할아버지를 상대하면서도 훈수바둑을 두고 영화의 마지막 게임에서도 훈수바둑을 둔다. 멋진 스포츠맨십을 기대했기에 실망이 더 컸다. 영화의 결말은 게임이 악당 뜻대로 진행되지 않아 액션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건 '신의 한 수'라고 이름 붙인 것, 바둑에 대한 이미지로 관객을 끌어모은 것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이야기 속 권총은 발사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야기 속에서 아무 의미 없이 등장하는 사물은 없다는 뜻이다. 그것이 특히 일상적인 사물이 아니라면 더더욱. 하지만 이 영화는 그냥 등장만 한 권총들이 너무나도 많다. 우선 영화 제목만 하더라도 그렇다. '신의 한 수'라는 제목은 영화에서 고도의 계산 끝에 결국에는 모든 것을 역전시키는 수가 나올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그러나 신의 한 수에 대한 언급은 정우성이 영화 말미에 "신의 한 수는 없습니다. 그저 한 수 한 수 열심히 두는 것이지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영화 내내 비중있게 다뤄진 것도 아니고 그저 그런 엄청난 반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 뿐이다. 

또한 귀신의 수를 둔다고 하여 '귀수'라고 불린 사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독방에서 벽을 마주하고 앉아 정우성에게 안성기를 찾아가라고 일러준 사내인데 머릿속으로 바둑판을 그리며 바둑을 두는 사람이다. 머릿속으로 메모를 남기려는 시도를 해본 사람이라면 바둑판을 그리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 것이다. 그런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영화 상에서는 그냥 정우성과 안성기의 교각 역할을 하고 끝이 날 뿐이었다. 결말에 부산으로 가는 것이 귀수를 찾으러 간다는 암시를 준다. 그리고 등장한 '신의 한 수-사활 편'이라는 타이틀 또한 속편을 예고하는 듯하지만 어쨌거나 결국 이 영화에 등장한 권총은 발사되지 않은 것이다. 그 권총의 발사를 위해 굳이 속편을 보아야할 이유를 느끼지는 못하겠다.

'신의 한 수'는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시작할 때부터 만화 그림체로 주인공들을 설명하는 장면하며, 죽을 줄로만 알았던 정우성, 이시영, 안길강, 김인권이 모두 살아 남아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는 점. 하지만 마블 코믹스가 영웅을 주인공으로 하며 사랑, 의리, 우정 등 인문학적 가치를 중시하는 반면 영화의 마지막에 죽은 안성기를 대신해 그의 딸에게 정우성이 전해주는 것은 수표에 불과하다. 그가 쓰던 맹인 바둑판에 수표를 끼워두는 정도의 센스라도 발휘했었다면 한층 감동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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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Pie-파이 이야기

Movies 2014. 7. 4. 01:17 Posted by 리집

라이프 오브 파이-파이이야기



영화와 책 사이에는 여러 관계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꼽자면, 
영화를 원작으로 한 책 그리고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일 것이다. 
전자는 그렇게 많은 인기를 누리지 못한다.
영화가 흥행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았다는 뜻이고,
사람들은 굳이 같은 내용을 또 다시 머릿속으로 그리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그 수도 많지 않아 대표적으로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있을 것이고....
그렇다. 수가 너무 적다. 절대적 다수의 사람들이 굳이 책으로 같은 내용을 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종종 흥행한다. 이는 책이 개인의 상상을 바탕으로 하는 반면 영화는 직접적으로 그림을 그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모나리자를 굳이 박물관에서 보려는 이유, 연인이 굳이 화상통화를 하는 이유가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또 영화는 단순히 내용을 그리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예술적 측면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도 한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가 바로 그러한 작용을 하는 영화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후에 이 영화를 칭찬할 것에 비하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은 매우 미미하다고 생각해도 좋다. 나는 영화의 영상미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원작 책의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엄청난 감동을 영화가 따라가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 식충섬에 다다르기 전에 희망을 잃고 죽음을 기다리는 장면, 환상 속에서 리차드 파커와 대화하는 장면, 역시 표류하고 있던 요리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지만 리차드 파커가 그를 죽이는 장면이 영화에서는 생략되어 있다. 마지막 반전 역시 책에서는 우리가 직접 기록물을 읽어보며 그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 반전을 뜸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실토하는 느낌이다.

또 안타까운 부분은 책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는 점이다. 현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신앙에 대해서,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동물을 특성에 대해서 깊게 고찰하고 있는 '고전'같은 역할을 한다. 책의 스토리를 빼고서 그런 내용을 간추리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비문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비문학적인 요소에 재미와 스토리를 가미하다보니 원래의 고찰을 흐리게 만들었다. 신앙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은 고찰을 하지도 않고 공포심에 대한 고찰을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역시 원작 소설을 영화가 따라 잡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던 영상미, 예술적 측면이 워낙 탁월하기 때문이다. 우선 원작 책이 동물원의 동물들과 소년이 바다에서 표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동물들을 영화에 등장시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만나는 수없이 많은 물고기들과 우연히 만나는 식충섬까지. 이 모든 것들은 영화는 담아내었다. 한 치의 어색함 없이 우리들 머릿속에만 있던 것들을 눈앞에다 펼쳐놓은 것이 예술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더 놀라운 것은 위의 호랑이가 진짜 호랑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만 놀랐을 수도 있겠다만) 호랑이를 잘 조련하여 영상으로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그 모든 동물들이 CG라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날치에 얻어맞는 장면하며, 고기들에 의해 물이 튀기는 장면은 어떤가? 컴퓨터로 그려낸 그림들에 의해 실제 물체들이 움직이는데!

물에 빠진 호랑이는 물에 의해 그의 털이 흠뻑 젖어서 윤기가 흘러야 하고 그 주변에는 호랑이의 몸짓에 의해 물방울들이 튀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했다고 하니, 그것도 실제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세밀하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야광충들에 의해 반짝이는 바다와 그 사이를 가르며 등장하는 고래, 바다에 떨어지는 번개, 번개를 찬양하는 파이 파텔과 두려워서 떨고 있는 호랑이 리차드 파커의 대조. 이 모든 것들을 소설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그대로 표현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밌는 영화를 보고 책을 보면 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영화 감상자로서는 책이 재미가 없다. 하지만 위대한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영화는 의리로서라도 보게 된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책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에 추천하는 바이다. 하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책을 먼저 일기를 더욱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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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han-Thrilling Act of the Kid

Movies 2014. 7. 1. 10:50 Posted by 리집

오펀-천사의 비밀



친구들과 마음을 모아서 오랜만에 공포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의 장점이라면 귀신이 나오지 않은 점(너무 무섭잖아ㅜㅠ)
단점이라면 사람이 귀신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점...(더 무섭잖아ㅜㅠㅠ)

디카프리오가 자신의 영화사 에피언 웨이를 통해 제작에 참여했지만 
정작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다. 
아빠 역할로 디카프리오, 딸 역할로는 다코타 패닝 정도가 나왔다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한층 더해질 수는 있었겠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했다. 

무엇보다도 에스더 역할을 맡은 이자벨 펄먼의 연기가 돋보였다.

97년생의 이 어린 배우는 현재 17살이지만 영화가 나온 2009년에는 12살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분노 연기, 살인 연기, 유혹하는 연기 등을 모두 소화해 낸 것이다.
이 배우의 정신 건강이 우려가 되지만 차후에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 것은 틀림이 없어보인다. 

아빠 역할을 맡은 피터 사스가드는 놀랍게도 내가 그렇게 욕을 했던
언에듀케이션의 주연이었다. 
며칠 전 '나잇&데이'라는 톰크루즈 주연의 첩보영화에도 단역으로 나온 것을 보면
이 배우 역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이다.(라보프찡ㅜㅠ)

엄마 역할의 베라 파미가는 또한 디파티드에서
디카프리오와 맷데이먼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던 여의사 역할이었고
역시 에스더의 정체를 계속해서 추적해가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남자 아역이었던 
지미 베넷의 연기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에스더가 벽돌로 비둘기를 죽일 때 어떤 통나무가 What's wrong with you를 읊고 가는 모습은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플롯이 완벽하지 않다. 언뜻언뜻 엄마 때문에 막내딸이 죽을 뻔했고,
그 사고를 아빠가 간신히 막았다는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왜 그 내용을 확장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왜 막내딸은 귀를 못듣게 되었으며,
물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역시 나오지 않았다. 


렉서스의 후원을 받아 긴장감을 조성한답시고
차 사고를 브레이크를 통해 막아 브레이크 기능을 강조하려는 움직임 역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결말이 허 하기에 2차 반전이 등장하기를 바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등장하지 않았고, 그냥 허무맹랑한 결말로 영화가 끝나버렸다.

스포일러를 줄여가고자 하는 노력 하에 반전을 말하지는 않겠다만 
좀 더 나은 내용이 나올 수 있었던 영화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이 허한 반전이라도 적당한 음향과 에스더의 연기 덕에 
충분한 공포를 심어줄 수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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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2014. 7. 1. 00:37 Posted by 리집

트랜스포머4-사라진 시대

미션임파서블 1은 1996년에, 인디아나존스1은 1981년에, 나홀로집에1은 1990년에 개봉하였고

미션임파서블 4는 2011년에, 인디아나존스4는 2008년에, 나홀로집에4는 2012년에 개봉하였다.

트랜스포머 1이 2007년에 개봉하여 4탄이 나올때까지 7년 남짓 걸린 것을 보면
이 스케일 큰 영화가 어떻게 이렇게 순풍순풍 제작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러다가 영화를 보면 그 의문이 싹 가신다.

트랜스포머 1에서의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의 위트는 사라졌고-아예 배우 자체가 사라졌다-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는 멋지지만 역시 윗위키를 따라가지 못했다. 4편의 로봇들은 1, 2, 3편의 로봇들과 다른 점이 없어보이고 그 내용 역시 구분할 수가 가 없다. 어쩌면 내가 3편을 보다 잠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해 영화의 줄거리는 바뀌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짜는 데에 그렇게 큰 노력을 하지 않는 듯 하다. 기술의 발전에 발맞추어 그래픽을 입히고 3D가 나오면 3D로 제작, 4D가 나오면 4D로 제작을 계속하는 것이다. 

메가트론은 또 다시 복수를 다짐한다. 이 역시 1, 2, 3편 중에 하나에서 본 듯한 장면이다. 어쩌면 1, 2, 3편 모두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5편에 나오는 메가트론을 보기 위해 돈을 내고 영화관에 가는 모습을 제작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164분이라는 근 세 시간의 영화는 옆에서 보고 있던 우리 형을 재우기 충분한 시간이었고, 전날 9시간을 자놓지 않았다면 끊이지 않는 하품에 나 역시 잠들었을 것이다. 눈이 호강하면 무엇을 하겠나, 뇌가 받아들일 재미가 없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지금까지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번 '사라진 시대'편은 특히 개봉 3일만에 1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올해의 최고 수익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는 (내가 그랬듯이) 트랜스포머라는 이름 값에 의한 수익에 불과하다. 2년에 한 번씩 영화를 개봉하고 있는 마이클 베이 필름은 메가트론의 등장을 조금 늦추더라도 시나리오 제작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마냥 조금 커진 모습, 약간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버전이라고 우기는 일이 계속된다면 그 브랜드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추신-샘 윗위키로 나왔던 샤이아 라보프는 트랜스포머 이외에도 아이로봇, 콘스탄틴 등 여러 유명한 영화에 단역으로 나온 바 있다. 그가 연출하고 2012년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노출된 '하워드 캔투어 닷컴'은 표절 논란 끝에 라보프의 시인과 사과로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고 그 후에도 그는 폭행 혐의와 노상방뇨로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014년 초에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은퇴를 선언하였고 여러 영화를 통해 단역이던 라보프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를 더 이상 볼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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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parted-Matt Damon & Leonardo DiCaprio

Movies 2014. 6. 25. 23:50 Posted by 리집


Matt Damon & Leonardo DiCaprio

이 이상으로 이 영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2013년 개봉한 신세계는 홍콩 영화 무간도의 한국판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면서도 이정재 황정민 최민식 세 사람으로 정의되면서 근 50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찍는 순간부터 무간도의 리메이크로 시작을 했지만, 역시 이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원작보다 못한 영화라는 평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내가 무간도를 보지 못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만, 두 배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렇게 말할 것이다.최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루머에 시달렸던 잭 니콜슨(버킷 리스트의 그 백인 아저씨)의 악역 역시 만족스러웠다.( 원체 나쁘게 생기기도 했고, 두 배우에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기도 했다만.)





하지만 다른 점은 있다. 신세계가 잠입 경찰의 갈등을, 결국에는 자신의 직무를 버리고 잠입해 있던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면 디파티드는 정확히 그 반대이다. 조직폭력배 속으로 잠입한 경찰과 경찰에 잠입한 조직폭력배가 서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나간 것이다. 

이렇다할 반전은 없지만서도 둘 사이를 이어 주는 한 여자의 존재와 경찰학교 동기들이 있기에 영화는 보다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었고 마지막 엔딩은 허무하면서도 결국에는 이렇게 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디카프리오의 정신건강이랄까. 마틴 스콜세지 감독 아래에서 최근 개봉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까지 연기한 디카프리오는 극중에서 늘 담배 혹은 마약을 달고 살았다. (히스 레저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로 좋아하는 배우의 건강까지 신경쓰게 되었다) 타이타닉의 옛 연인 케이트 윈슬렛과 함께 한 레볼루셔너리 로드 이외에는 드라마 장르로서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 없으니 그런 장르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맷 데이먼이 역시 아름다운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에 출연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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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Joe Black

Movies 2014. 6. 24. 17:39 Posted by 리집

조 블랙의 사랑이라는 말로 번역이 되어 나왔다지만 그나마 Meet Joe Black이라는 말이 나은 거 같아서...;; 왜 이렇게 영화 이름을 평범하게 지었나 몰라

무려 15년전의 브래드피트를 만날 수 있다. 최근 근 50세의 나이로 월드워Z에 나오면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엉덩이의 배우라는 평을 다시 한 번 듣게 된 그의 15년 전 모습이다.



(여담이지만 브래드 피트의 데뷔작은 어떤 카사노바 역할? 비슷한 것이었다고 한다. 감독은 그의 대사를 어떻게 짜야 한눈에 여자 주인공이 단역 카사노바에게 반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지만 캐스팅된 브래드 피트를 보고서는 그런 걱정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누가 봐도 한눈에 반할만한 남자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예측할 수 없었던 영화이다.

시작부터 브래드피트를 죽이고 시작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도 자신을 원하지 않는 죽음이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내려와서 살아간다, 라는 주제는 얼마나 참신한가?

죽음이라는 존재가 사람의 몸을 빌려서 사랑을 하고, 

결국에는 죽음을 아쉬워하게 되는,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게 되는 내용이다.

 

am 

 

an agent for Internal Revenue Service

 

죽음이라는 존재를 숨기고 있는 브래드피트가 

모든 예상을 뒤엎고 말한 한마디. "국세청직원입니닷=.,="

소소한 재미까지 정말 좋은 영화다

 

그러나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라면,

죽음이라는 존재가 시신을 빌려서 여자와 사랑을 하고는

그 시신의 주인을 다시 부르고, 자신은 떠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게 한다면

그 여자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

 

여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함께 갈 것이라고 말하는 죽음.

그러나 여자가 사랑한 사람은 커피숍에서 만났던 그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현실로 돌아가는 죽음.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영화이지만,

일단 재미있는 영화이다. 해석을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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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ducation-by uneducated director

Movies 2014. 6. 24. 17:25 Posted by 리집

2012년 수능이 끝난 후 하릴 없이 숨만 쉬고 있다가 추천을 받아 보게 된 영화였지만
결론으로서는 숨쉬는 것만 못한 영화였다. 
너무나도 심심해 죽을 지경인 분들이 혹시라도 이 영화를 보고자 한다면
차라리 계속 심심한 것이 낫다고 추천하는 바이다. (흑 미안해요 배우님들)



어디선가 한번씩 봤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은 인터넷에 쳐본 후에
그저 누군가를 조금씩 닮은 얼굴들이었음이 밝혀졌고
그렇게 해서 남아있던 '유명인 출연'이라는 1%의 가치조차도 잃어버린 영화가 되었다.

줄거리는 반전이라고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흑) 반전이 가미되어 있다.

고등학생 소녀가 아저씨를 만나서 사랑을 하다가 청혼을 받아서 학교도 때려치고, 
가고 싶어하던 명문 옥스퍼드 대학도 포기하고 결혼을 하려던 찰나에 
아저씨가 유부남이란 것을 알게되어 인생을 망치는 내용

그리고 반전은

그러나 굴하지 않고 다시 혼자 공부하여 옥스퍼드에 합격!

(내가 어렵게 어렵게 대학에 들어왔기 때문에 이 영화의 결말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영화 중간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대학에 가서는 재미없는 삶을 살지만, 대학을 안 가면 재밌는 삶을 영위할 수 있어요."

극중에서 청혼을 받은 소녀가 고등학교를 때려치며 선생님한테 하는 말이었다.
서태지가 고등학교 자퇴서에 썼던 자퇴사유를 연상케 하는 말이지만 수준은 약간 다르다.

세상을 알기엔 아직 어린 나이, 세상에 의지하기엔 이미 커버린 나는 이 혼돈 속의 정리를 원한다 ...(중략)... 나는 두가지 길 중 사람들의 발자취가 없는 가시밭길을 택하련다...(후략)

소녀의 말을 들었을 때는 이 영화의 흐름 예상도는 다음과 같았다.

'소녀가 오늘을 즐기기 위해 학교를 때려치우는구나! 하지만 과연 내일도 즐길 수 있을까?'

그런데 결말은 뭐 교육부 지정 우수 영화로 뽑혀도 손색이 없을만큼 엉터리였다. 
결국에는 옥스퍼드에 가서 과거 생각했던 재미없는 삶이 아닌 훌륭한 삶을 살아나간다. 

훌륭한 이유도, 그 결과도 나오지 않은 채 
재즈를 듣고, 연주회에 다니며 파리를 여행하는 멋진 삶을 바랐던 소녀는
그랬던 지난날을 뉘우치며 옥스퍼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소녀가 선생님께

'졸업하는 날 죽으면 무슨 소용이죠?'

라고 물을 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었다. 책상에 더 큰 꿈을 위해 사소한 욕망은 뒤로 미루자고 적어놓았던 나였다. '열심히 욕망들을 미루고 그 마지막 날 죽으면 무슨 소용이야?'
영화에서 선생님도, 교장선생님도 이렇다한 대답을 못해주기에

'아 이 영화가 죽은 시인의 사회를 잇는 훌륭한 명작이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결말은 아무런 설명없이
소녀가 자신의 행동이 충동적인 일탈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멘붕했지만 굴하지 않고 옥스퍼드에 재도전! 그리고 입성!ㅋ 공부는 재능이야ㅋ

난 멍하니 바보처럼 결말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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